[NT포커스] 가축 집단 폐사, 축산업이 버티지 못한 여름
- 사건/사고 / 우도헌 기자 / 2025-08-30 10:56:15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폭염은 사람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경북의 농촌에서는 여름의 뜨거움이 가축의 목숨을 위협하는 잔인한 계절이 되고 있다. 2025년 여름, 기록적인 더위 속에서 돼지와 닭 수십만 마리가 폐사했다.
올해 들어 충격은 더욱 뚜렷해졌다. 경북도는 8월 말까지 비상 대응체제를 유지하며 가축 폭염관리 TF(태스크포스)를 가동 중이다. 돼지 폐사는 8월 22일 기준으로 1만7,869마리로 전년을 넘어 역사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닭 폐사 역시 폭증해 총 폐사 수는 17만 마리에 육박했다. 폭염이 조금 잠잠해진 8월 중순, 하루 평균 돼지 폐사 수는 364마리에서 298마리로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농가마다 사육 밀도가 높은 취약 농장과 과거 피해 기록이 있는 농장에 초점을 맞춘 점검이 이루어졌고, 도는 8월 말까지 상시 점검을 약속했다. 이 같은 대응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지만 안쪽에는 더 깊은 균열이 있다.
폭염 폐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북도는 여러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안개 분무 시설, 축사 내 송풍 팬, 지붕 단열 보강, 지붕 위에 물을 뿌리는 방식, 신선한 물의 지속적인 공급, 적정한 사육 밀도 유지, 비타민·미네랄 보충, 정전 대비 비상 발전기 점검, 노후 전기기구 교체 등이 권장된다. 취약 농가에 대한 예산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집단 폐사는 농가와 축산 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남긴다. 농가는 가축 손실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 타격을 입고 수백에서 수천만 원 단위의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반복되는 피해는 농가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일부 농가는 축산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놓인다.
생명윤리적 관점에서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집단 폐사는 개별 생명체의 고통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동물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기후변화 속에서 가축을 단순한 생산 수단으로 취급하는 관행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가축은 상품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이며 그들이 겪는 폭염과 고통은 우리가 지녀야 하는 책임의 대상이다.
농가 피해 보상과 제도적 지원도 중요한 축이다. 경북도는 폭염 대응 예산으로 TF 팀을 꾸리고, 가축재해보험 가입을 장려하고 있다. 경북은 농가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도 국비와 지방비를 일부 지원함으로써 보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보상이 모든 것을 해결하진 않는다. 보험금이 지급되더라도 농가가 겪는 정서적 손실, 미래에 대한 불안, 반복되는 기후 리스크는 금전 보상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여름의 비극은 단지 ‘폭염=한시적 농업 피해’의 공식으로 설명될 수 없다. 기후 변화, 축산 구조, 사회적 책임, 윤리적 삶이 교차하는 복합적 위기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사라지는 생명은 우리의 농업 방식과 기후 적응 전략을 다시 묻고 있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경북도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22년에는 약 4만4,961마리, 2023년에는 4만5,468마리, 2024년에는 5만8,242마리까지 늘어났다. 돼지 폐사는 2022년 6,268마리에서 2023년 8,673마리, 2024년에는 1만7,027마리로 급증했다. 이런 흐름은 기후 변화가 축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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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올해 들어 충격은 더욱 뚜렷해졌다. 경북도는 8월 말까지 비상 대응체제를 유지하며 가축 폭염관리 TF(태스크포스)를 가동 중이다. 돼지 폐사는 8월 22일 기준으로 1만7,869마리로 전년을 넘어 역사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닭 폐사 역시 폭증해 총 폐사 수는 17만 마리에 육박했다. 폭염이 조금 잠잠해진 8월 중순, 하루 평균 돼지 폐사 수는 364마리에서 298마리로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농가마다 사육 밀도가 높은 취약 농장과 과거 피해 기록이 있는 농장에 초점을 맞춘 점검이 이루어졌고, 도는 8월 말까지 상시 점검을 약속했다. 이 같은 대응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지만 안쪽에는 더 깊은 균열이 있다.
폭염 폐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북도는 여러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안개 분무 시설, 축사 내 송풍 팬, 지붕 단열 보강, 지붕 위에 물을 뿌리는 방식, 신선한 물의 지속적인 공급, 적정한 사육 밀도 유지, 비타민·미네랄 보충, 정전 대비 비상 발전기 점검, 노후 전기기구 교체 등이 권장된다. 취약 농가에 대한 예산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집단 폐사는 농가와 축산 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남긴다. 농가는 가축 손실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 타격을 입고 수백에서 수천만 원 단위의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반복되는 피해는 농가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일부 농가는 축산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놓인다.
생명윤리적 관점에서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집단 폐사는 개별 생명체의 고통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동물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기후변화 속에서 가축을 단순한 생산 수단으로 취급하는 관행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가축은 상품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이며 그들이 겪는 폭염과 고통은 우리가 지녀야 하는 책임의 대상이다.
농가 피해 보상과 제도적 지원도 중요한 축이다. 경북도는 폭염 대응 예산으로 TF 팀을 꾸리고, 가축재해보험 가입을 장려하고 있다. 경북은 농가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도 국비와 지방비를 일부 지원함으로써 보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보상이 모든 것을 해결하진 않는다. 보험금이 지급되더라도 농가가 겪는 정서적 손실, 미래에 대한 불안, 반복되는 기후 리스크는 금전 보상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여름의 비극은 단지 ‘폭염=한시적 농업 피해’의 공식으로 설명될 수 없다. 기후 변화, 축산 구조, 사회적 책임, 윤리적 삶이 교차하는 복합적 위기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사라지는 생명은 우리의 농업 방식과 기후 적응 전략을 다시 묻고 있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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