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10주년, 모두의 예술이 가능해지기까지

노동/복지 / 우도헌 기자 / 2025-11-14 14: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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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예술이 사회의 균열을 메우는 방식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그중 조용하면서도 깊이 있는 변화는 ‘장애예술’의 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장문원)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모두예술극장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지난 10년의 기록을 되짚고 앞으로의 10년을 향한 방향을 제시한 자리였다.

 

사진=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장문원은 2015년 3월 설립됐다. 정부가 처음으로 조성한 장애인문화예술 전문시설 ‘이음센터’의 위탁운영 기관으로 출범하며, 장애예술 활성화를 위한 제도·지원·인프라 구축을 전담해온 조직이다. 이음센터가 개관하면서 장애예술인이 창작을 ‘시작’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이 생겼고, 2020년 세계 최초 「장애예술인지원법」 이 제정되면서 장애예술 지원이 제도적 울타리를 갖추고 법적 권익으로 격상됐다.

이어 2023년에는 모두예술극장이, 2024년에는 모두미술공간이 문을 열며 공연·전시 환경까지 확대됐다. 장애예술을 위한 전용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축적된 지난 10년은 한국 예술계에서도 보기 드문 속도의 도약이라 할 만하다.

10주년 기념식은 장애예술 생태계가 이제 막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인식 위에서 지난 발자국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베스트셀러 작가 고정욱, 무형문화재 자수장 이정희를 비롯한 장애예술인과 예술단체장,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는 KBS 장애인 앵커 허우령과 장애 인식 강사 신홍윤이 맡았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성과는 숫자로 환원할 수 없는 의미를 품고 있다. 개인 869명과 단체 1,212곳에 이르는 창작 지원, 37건의 연구 성과와 웹진 <이음> 68호 발행, 10개국 65건의 국제교류, 이음아카데미 교육 2,756명 참여 그리고 3,237건에 달하는 접근성 정보 콘텐츠 제공까지, 모든 수치는 그 자체로 성과의 기록일 뿐 아니라 창작 지원과 교육, 연구, 국제교류, 접근성 제고로 이어지는 장애예술 생태계를 10년 만에 하나의 체계로 구축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장문원은 1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창작과 제작 지원을 강화해 장애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접근성을 높여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며, 지역 기반 활성화를 통해 지역 내 장애예술 생태계를 촉진한다. 또한 지속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고, 핵심 기관으로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강화해 한국 장애예술의 국제적 위상과 성장 속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장애예술인을 위한 전문 공연장과 미술공간을 갖춘 국가는 상당히 드물고, 이런 구조를 만든 것이 바로 장문원이 걸어온 10년의 길이다. 예술은 접근할 수 있어야 비로소 예술이 된다. 장애예술은 대체 장르가 아니라 독자적 예술영역이다. 창작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모두 장문원이 지난 10동안 보여준 메시지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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