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 탈석탄 동맹 가입…기후 위기 시대의 선택

환경 / 우도헌 기자 / 2025-11-19 08: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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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한국 정부가 국제 탈석탄 동맹(PPCA: Powering Past Coal Alliance)에 공식 가입했다는 소식은 오래전부터 예감해 온 에너지 전환 시대가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이번 결정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발표와 맞물려 한국이 기후행동의 세계적 흐름 속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자 하는지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사진=연합뉴스

PPCA는 2017년 독일 본에서 열린 COP23에서 캐나다와 영국의 공동 주도로 탄생했다. 기후변화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는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이를 위해 국제적 연대를 구성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동맹이다. OECD와 EU 회원국은 2030년까지, 그 외 지역은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종식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부·지방정부·기업 등 다양한 행위자들이 참여해 현재 180여 개의 회원을 둔 협력체다.

기후정책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협력체 중 하나인 이 동맹은 ‘석탄을 줄이자’는 선언을 넘어 각국의 정책·산업 구조·투자 흐름을 재편하는 강력한 국제규범을 형성하고 있다. 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전환을 각국이 개별적으로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준을 맞추겠다는 기조다.

한국은 이미 충남·경기 등 8개 지방자치단체가 가입하며 지역 차원에서 탈석탄 의지를 보여 왔다. 중앙정부의 공식 합류는 이번 COP30을 계기로 이루어졌고, 이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겠다는 NDC 발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석탄발전 비중이 여전히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인 한국에게 PPCA 가입은 국제 기준에 걸맞은 탈석탄 일정을 수용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며, 국제사회가 요구해온 ‘정합성 있는 기후 리더십’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첫걸음이다.

PPCA 가입은 의무 조항이 있는 조약은 아니지만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약속이라는 점에서 구속력이 결코 가볍지 않다. 한국은 발전 차질 없이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보다 구체화해야 하며, 발전 공기업과 민간발전사가 함께 참여하는 전력 믹스 전환 전략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정책 결정은 물론 금융시장에서도 석탄 투자 회수가 가속화되고,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수소산업 같은 분야에 자본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제조업의 수출 구조는 글로벌 탄소 규범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고탄소 국가’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제품 경쟁력은 물론 금융 조달에도 타격이 따른다. 따라서 PPCA 가입은 단기적으로 발전 부문의 구조조정 부담을 안기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에 가깝다.

특히 재생에너지, 수소, 스마트그리드, 전기차 배터리, 친환경 소재와 같은 그린 산업이 2030년대 이후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부상하는 흐름 속에서 이번 결정은 탈탄소 전환을 선도하는 국가 이미지를 구축하고 기술·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탈탄소는 불가피한 미래’라는 인식이 깊숙이 자리 잡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한국의 대체에너지 전략으로는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에너지 효율 2배 전략, 수소 기반 에너지 체계 확장, 전력망·저장 기술의 대대적 투자가 있다. COP28에서 합의된 글로벌 목표에 맞춰 태양광·풍력 중심의 발전량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이 강화될 전망이며 전력 수요관리, 고효율 설비 교체 등을 통해 산업·건물·수송 분야의 효율을 높여 전환비용을 줄이는 실질적 방식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청정수소 도입, 수소 터빈 연구개발, 수소 운송·저장 인프라 구축 등이 2030년대 전환을 이끄는 핵심 분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늘어나는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전력망 보강, 대용량 ESS 개발이 필수적이다.

석탄을 밀어내고 재생에너지를 들여오는 시대적 전환 속에서 대한민국은 ‘기후 위기를 헤쳐 나가는 지구 공동체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행보가 한국의 미래를 어떤 색으로 칠할지 결정될 것이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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