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유산센터, 산업 도시 울산의 역사와 미래를 품다

교통/관광 / 우도헌 기자 / 2025-11-19 09: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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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울산이 미래의 기억을 저장할 새로운 그릇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박물관이 추진 중인 울산문화유산센터 건립은 도시가 가진 시간의 깊이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장기적 문화 인프라 구축 작업이다.


지난 십여 년간 울산박물관의 소장 유물은 1만 점에서 13만 점을 넘어섰고, 압도적 증가 속도는 울산이라는 도시가 얼마나 많은 유적과 자료를 품고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그만큼 수장고의 포화는 심각했고, 기존 시설로는 더 이상의 유물 확보와 보존이 불가능해진 지 오래다. 울산문화유산센터 건립은 이러한 현실적 문제 속에서, 그리고 도시의 문화 정체성에 대한 재정비 요구 속에서 탄생했다.
 

사진=울산시

폐쇄적 보관창고 형태가 아닌 ‘개방형 수장고’를 구축함으로써 보존의 공간을 시민에게 다시 열 계획이다. 그동안 유물은 유리장 속에 놓인 미지의 존재였지만 수장 공간 자체가 전시이자 학습의 장이 되는 구조가 기획되고 있다. 더불어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유적을 전시하기 위한 LH 전시관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개발과 유산이 대립이 아닌 공존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제시하려 한다.

현재 사업은 430억 원 규모의 복합문화시설로 확정된 뒤 건축기획 용역 단계에 들어섰고,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사전평가를 통과하며 추진에 안정성이 더해졌다. 2027년 착공을 목표로 설계 공모와 재정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며, 역사공원 내 약 8,000㎡ 규모의 대지에서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는 중이다. 개방형 수장공간, 상설·기획 전시실, 어린이체험실 등은 시민 모두가 문화유산을 직접 만지고 경험하는 ‘생활 속 문화기지’를 표방하고 있다.

울산문화유산센터의 목적은 결국 도시가 가진 이야기의 무게를 시민과 공유하는 데 있다. 산업 도시라는 이미지 뒤에 가려져 있던 수천 년의 유적, 생활사 자료, 지역 문화자산들은 새로운 공간에서 동시에 보존되고 재해석될 것이다. 이는 문화유산을 현재의 자원으로 전환하는 시도이자 지역 문화 생태계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기반 시설 구축이기도 하다.

기록과 보존, 전시와 시민 경험이 한데 얽힌 복합문화공간은 울산의 문화적 정체성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공간 확보라는 실무적 필요에서 출발해 도시의 미래가 과거와 연결되는 법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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