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어린 생명, 떠난 자리에서 새 삶을 선물하다
- 사회일반 / 우도헌 기자 / 2025-07-03 16:53:59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생후 두 달 만에 응급 뇌수술을 받은 뒤 10년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살아온 11살 어린이 김연우 군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세 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지난 5월 세상을 떠났다. 연우 군의 심장과 양쪽 신장은 각각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식돼 아이의 짧은 생애가 다른 이들의 생명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장기기증은 아주 드문 일이다. 전체 장기기증 사례 중 어린이 기증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대부분 성인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런 상황에서 연우 군의 가족과 같은 선택을 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무겁지만 깊은 사랑으로 가득하다. 평생 아이를 돌보며 경험한 고통과 애틋함이 다른 아이의 생명을 이어주려는 결단으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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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
사후 장기기증 서약 상황은 아직 제한적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통계에 따르면 국민의 서약 참여율은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성인 중 장기기증을 실제로 서약한 사람은 여전히 소수다. 사회적 낯섦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자식일 경우에는 더욱 큰 심리적 부담 때문에 어린이 장기기증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결정으로 여겨진다.
연우 군 부모는 인터뷰를 통해 “연우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행복을 다른 아이를 통해 누리길 바란다”며 마음을 전했다. 자식을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의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이어주겠다는 선택에는 큰 울림이 있다.
이러한 소식은 어린이가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환경과 중증 질환 발생 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의료 복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예방적 건강 관리, 체계적인 의료 지원, 안전한 생활 환경과 사회적 관심 없이는 이토록 어린 생명이 고통 속에 오래 머물 수밖에 없다.
연우 군의 기증은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희망의 씨앗이 되었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가 모든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의료 복지와 사회적 안전망 강화는 어린 생명을 지키는 약속이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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