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구 널린 바다…인간의 흔적이 멸종 위기 생명을 위협하다

환경 / 우도헌 기자 / 2025-08-06 14:57:02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최근 신엄 포구 인근에서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정치망에 갇혔다가 스스로 탈출하는 사건이 있었다. 돌고래는 다행히 자유를 되찾았지만 같은 시기 바다에서는 폐어구에 걸린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결국 일주일 만에 죽은 채 발견됐다. 태어난 지 두 달도 채 안 된 새끼였고, 등과 지느러미에 낚싯줄이 깊게 파고든 채였다. 꼬리에는 물고기를 유인하는 카고찌가 달려 있어 헤엄치기조차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사진=연합뉴스(다큐제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지난해 제주 연안에서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만 9마리, 올해 이미 5마리가 폐어구에 걸린 채 발견됐다. 남방큰돌고래가 제주 연안에 120여 마리만 남은 국제 멸종위기종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통계 이상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바다는 인간이 남긴 흔적, 버려진 그물과 낚싯줄, 폐어구로 인해 살아 있는 생명들에게 흉기로 변하고 있다.

폐어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바다에 방치된 그물과 줄, 플라스틱 어구는 해류에 따라 이동하며 해양생물에게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 해양보호단체에 따르면 전 세계 바다에서는 매년 수십만 톤의 어구가 버려지며, 이로 인해 해양 포유류와 어류, 거북이 등 다양한 생물이 피해를 입는다. 어린 개체나 새끼는 헤어나올 힘이 부족해 그대로 질식하거나 부상을 입은 채 죽음을 맞는다
.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사회적 구조가 발달한 고래류 특성상, 어미와 새끼, 집단 생활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폐어구에 걸린 개체는 집단 구조와 번식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사건은 바다 생태계의 섬세한 균형이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해경과 연구자들은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신속한 신고와 수중 구조를 강조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간이 바다에 버린 폐어구를 줄이고, 관리·회수 체계를 강화하며 해양 환경을 정화하는 일이다. 남방큰돌고래의 생존은 동물 보호 차원을 넘어 제주 연안 생태계 전체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인간의 무관심이 얼마나 쉽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에 더 이상의 방관은 없어야 한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 아시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