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의료비 400만원, 반세기 만에 2900배
- 생활/건강 / 권수빈 기자 / 2025-09-02 13:33:34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2023년 우리나라 국민 의료비가 역대 최대치인 213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8.4%, 1인당 의료비는 412만1000원으로 처음으로 400만 원을 넘어섰다. 반세기 전인 1970년 국민 의료비가 735억 원, 1인당 의료비가 고작 2000원에 불과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의료비는 약 2900배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한국 사회의 건강과 의료 소비 패턴이 그만큼 빠르게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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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우리나라의 의료비 증가는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변화에 깊이 연결돼 있다. 1970년대 초반, 국민 의료비는 연간 735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1977년 1만 원을 넘어섰고, 1988년에는 10만9000원으로 급등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52만6000원으로, 2006년에는 100만 원을 돌파했다. 이후 가파른 상승세는 2015년 218만 원, 2019년 302만 원을 지나, 2023년에는 400만 원 시대를 열었다.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1970년대에는 30%를 웃도는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지만 1980년대 이후 점차 둔화됐다. 1990년대 13%, 2000년대 11.6%, 2010년대 7.8%, 최근 2020년대 7% 수준으로 완만해졌다. 이는 의료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정부와 건강보험 제도의 재원 구조가 점차 안정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최근 5년 사이 의료비가 다시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만성질환과 장기요양 수요가 증가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예방서비스 비중이 다소 감소했음에도 입원·외래·약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특히 1인당 의료비는 2019년 302만 원에서 2023년 412만 원으로 약 36% 증가하면서 최근 5년간 11%의 연평균 증가율을 기록했다. 간병의 사회화와 의료 기술 발전, 고가 의료장비 사용 증가 등이 재정 부담을 더욱 키웠다.
정부와 의무가입 제도를 통한 공적 재원이 의료비 총액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이 48.8%, 정부가 11.2%로 국민 의료비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민간 재원은 40%로, 여전히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비중은 30%대에 머물고 있다. 입원과 외래 진료가 각각 32~33% 수준으로 의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병원이 의료비의 41%를 담당하는 구조 역시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OECD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의 GDP 대비 의료비 비율은 8.5%로, 38개국 평균 9.1%보다 낮아 22위에 해당한다. 구매력 기준 1인당 의료비는 4586달러(PPP)로 OECD 평균 5477달러보다 낮아 23위다. 이 수치는 한국 의료비가 아직 국제적으로는 절대적으로 높지 않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2010~2019년 한국의 1인당 실질 의료비 연평균 증가율은 5.8%로, OECD 평균 3.9%를 웃돌았다.
이는 의료비 절대액의 부담보다는 성장 속도가 중요한 문제임을 시사한다. 급속한 고령화와 의료 소비 패턴 변화, 의료 기술 발전이 계속된다면 향후 GDP 대비 의료비 비율과 국민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장기요양과 간병비, 민간 의료 재원 확대 등은 정부 재정과 국민 가계 모두에 잠재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의료체계는 빠른 성장과 기술 혁신, 인구 고령화라는 세 가지 축 위에서 재편되고 있다. 과거 반세기 동안 의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의료 접근성과 질 향상, 건강보험제도의 확장 덕분이지만 앞으로는 지속 가능성과 재원 배분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고령화 사회 속 의료비 부담 관리가 앞으로 10년, 20년 한국 건강 정책의 화두가 될 것이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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