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작 ‘스피어엑스’, 우주의 비밀을 읽다

국제 / 우도헌 기자 / 2025-05-08 10: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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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개발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마침내 발사와 본격 관측을 시작하며 우주 과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스피어엑스는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적외선 영역의 정보를 수집하고 2년 동안 전 하늘을 관측하며 세계 최초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스피어엑스의 발사는 순탄치 않았다. 당초 지난 2월 28일을 시작으로 6차례 이상 일정이 미뤄졌다. 이유는 단순한 기상 악조건부터 팰컨9 발사체와 태양풍 관측 위성 펀치(PUNCH)를 함께 발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 문제까지 다양했다. 특히 NASA의 두 가지 임무를 한 번의 발사로 처리하는 첫 시도였다는 점에서 세밀한 검증과 조정이 필요했다. 발사 지연이 반복됐지만 한국과 미국 양국 연구진은 냉정하게 상황을 점검하며 과학적 성과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스피어엑스의 핵심 목표는 적외선 파장으로 우주 전체를 102가지 색 영역으로 관측하고, 약 10억 개 이상의 천체에 대한 물리적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주의 기원과 은하 형성 과정, 우주 얼음과 생명체의 단서 등 천문학적 난제들을 해명할 단서를 제공한다. 실제로 발사 직후 진행된 초기 관측에서는 대마젤란은하 근방 성운을 포함한 여러 천체가 성공적으로 포착됐으며, 관측 이미지는 각 파장에 따라 색상으로 변환돼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분석 자료로 제공되고 있다.
스피어엑스는 지구 극궤도에서 하루 14.5바퀴를 돌며 매일 약 3,600장의 이미지를 촬영하고, 이를 디지털 합성해 전천 지도 제작에 활용한다. 향후 6개월마다 업데이트되는 3차원 지도는 천문학계에 새로운 관측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피어엑스 프로젝트는 한국과 미국의 우주과학 협력을 상징한다. 한국 기술진이 개발한 적외선 영상·분광 기술이 NASA의 우주망원경 시스템과 결합하며 국내 천문학자 약 20명을 포함한 80명의 국제 협업 연구팀이 데이터 분석에 참여한다. 이는 한국 우주과학의 역량을 세계 무대에 드러내는 동시에 국제 공동 연구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3월 12일 발사 이후 스피어엑스는 이미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했고, 초기 운영 자료를 통해 연구진은 적외선 관측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2년간의 임무 기간 동안 매 6개월마다 업데이트되는 3차원 우주 지도는 천문학 연구와 교육,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새로운 자료를 제공할 전망이다. 발사 연기라는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 앞에는 적외선으로 그려진 우주의 3차원 지도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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