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포커스] 1124억 역대 최대 성금, 끔찍한 재난 속 연대

사건/사고 / 우도헌 기자 / 2025-04-08 10:10:59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최근 영남권을 강타한 산불로 인해 경상북도를 비롯한 영남권 지역은 연일 이어진 강풍과 건조한 날씨 속에서 수많은 산림과 주택, 생활 터전을 잃었고, 주민들은 한순간에 일상을 빼앗기는 극심한 피해를 겪었다. 화재의 속도와 규모는 과거 2022년 동해안 산불을 뛰어넘으며 사람들의 삶과 기억 속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절망 속에서 놀라운 연대가 피어났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구호 성금이 1124억 원에 달하며 역대 재난 구호 성금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같은 금액에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대한적십자사 등 중앙부처에 등록된 8개 구호 단체를 통해 모인 925억 원, 경북도와 소속 지자체를 통한 138억 원, 고향사랑기부금 61억 원이 포함된다. 아직 일부 지자체에서 모금 중인 금액까지 합치면 총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록적인 숫자는 인간의 연대와 공감, 어려운 이웃을 향한 인류애의 표현이다. 자신의 일상도 버겁고, 삶의 고단함 속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더 큰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돕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모금액 하나하나에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라는 믿음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도시와 자연, 사람과 공동체가 얽힌 복잡한 상황 속에서 서로의 고통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사회적 자본으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재난 구호는 물질적 지원을 넘어 인간의 공감과 연대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영남권 산불은 여전히 복구가 진행 중이고, 피해 주민들의 일상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재난 앞에서도 공동체의 마음은 단단하게 결집될 수 있으며, 서로를 지키는 방식이 물리적 안전을 넘어 정서적 연대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타인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인간의 능력은 재난이라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는 힘이 된다.

불타버린 숲과 집, 잃어버린 일상 속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은 서로를 향해 모였고, 그 마음이 현실적인 구호로 이어졌다. 재난 앞에서 우리는 비로소 같이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러한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 뉴스타임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