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듣는 오페라, 누구나 누리는 예술

전시/공연 / 권수빈 기자 / 2025-04-07 10:04:07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세종문화회관이 올해도 ‘누구나 클래식’이라는 이름 아래 클래식의 문턱을 낮춘다. 가정의 달을 맞아 5월 6일에 선보일 오페라 음악 콘서트는 온 가족이 함께 클래식과 만날 수 있도록 기획된 세종문화회관의 대표적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사진=서울시

관람료가 1,000원에서 1만 원에 이르는 ‘관람료 선택제’는 ‘누구나 클래식’ 브랜드의 상징이다. 2024년 도입된 것으로, 말 그대로 관객이 티켓 가격을 직접 선택하는 제도다. 시민 누구나 음악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관의 철학을 실천하는 실험이기도 하다. 도입 직후 실시된 ‘관람료 선택제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92%가 공연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느꼈다고 밝혔다. 가격의 장벽이 낮아지자 오히려 공연에 대한 존중과 관심이 높아지는 역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좌석 일부를 우선 배정하는 ‘행복동행석’을 도입해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 정책과도 자연스럽게 맞물리게 했다. 문화소외계층, 다자녀 가구, 보훈·국가유공자, 고립 은둔 청년 등이 공연장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한 제도는 공연 접근성에 대한 공적 책무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가정의 달이라 불리는 5월을 맞아 대형 오페라 음악 콘서트가 열린다. 클래식이 가족 모두의 문화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세대 간 공감의 장을 예술로 만들 수 있는 기회다. 가정의 달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달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귀에 익은 오페라 명곡을 중심으로 구성해 클래식의 첫 기억을 ‘어렵지 않은 경험’으로 만들어 주려 한다.

이번 공연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60인 합창단이 함께하는 대작 구성이다.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만 뽑아낸 ‘입문형 콘서트’인 셈이지만 프로그램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주요 프로그램은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대장간의 합창’, 비제 ‘카르멘’ 서곡, 푸치니 투란도트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말라)’, 베르디 나부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광복 80주년 기념 구성)이다. 특히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선택은 자유를 염원하는 노래가 광복 80주년이라는 시기와 만나며 메시지를 강화한다.

지휘자 지중배가 이끌고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노이오페라코러스가 합창하며 소프라노 서선영, 테너 이범주, 바리톤 정일헌이 노래한다. 성악 전공자인 가수이자 배우 배다해는 따뜻한 해설과 친절한 설명으로 공연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이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역할이기도 하다.

클래식은 어려운 음악이 아니라 ‘함께 듣는 음악’이라는 사실을 이러한 기획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오페라의 대합창이 울리는 가정의 달의 세종문화회관은 그러한 변화의 현장이 될 것이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 뉴스타임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