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미신고 외화 운반, 공항 세관의 눈에 걸리다

사건/사고 / 우도헌 기자 / 2025-11-17 09: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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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최근 인천공항 출국장 검색 과정에서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거액의 외화 다발이 적발되었다는 보도가 놀라움을 주고 있다. 캐리어 두 개 속에 담긴 돈은 엔화 8,900만 엔과 미화 40만 달러, 원화로 약 14억 원대에 달한다. 거액은 신고 없이 반출되려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항을 오가는 승객은 늘 수많은 이야기와 사연을 품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돈의 흐름과 권력, 투명성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외화 반출 신고를 하지 않은 남성 A씨는 “친구의 돈을 대신 운반한 것”이라 진술했지만 세관은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출입국 때 미신고 거액 외화 소지로 적발되는 일은 꾸준히 반복돼 왔다. 다만 이번 사건은 규모와 금액에서 눈에 띄고, 최근 가상자산이 외화 반출 수단으로 활용되는 배경과 맞물려 있어 의미가 다르다. 개인의 실수에 지나지 않고 금융 시스템과 제도의 허점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한국에서는 출입국 시 1만 달러 이상 외화를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하지 않고 넘어가면 과태료 부과부터 1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까지 가능하다. 자금세탁 방지와 금융 투명성 확보라는 목적을 담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A씨가 신고하지 않은 외화는 법의 기준을 한참 초과했으며, 세관은 이를 통해 자금 출처와 용도를 추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고제도는 의무이자 안전망이고, 이를 위반하면 공적 제도의 직접적 경고를 받는다.

세관은 국가 금융 감시망의 최전선이자 의심스러운 자금의 흐름을 막는 방패다. 의심스러운 캐리어나 행동, 심지어 여행 목적과 소지품이 조금이라도 불일치하면 세관은 검색과 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한다. 검색 과정은 체계적이다. 먼저 신고 의무를 확인하고, 그 다음 수하물 검사를 통해 외화와 소지품을 확인한다. 신고 누락이나 금액 차이가 발견되면 자금 출처를 조사하고 필요시 금융기관 기록이나 거래 내역을 근거로 검증한다.

돈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와 연결되지만 흐름이 투명하지 않으면 사회적 신뢰와 안전망이 흔들린다. 또한 가상자산과 기존 외화 제도가 맞물리면서 돈의 흐름은 점점 보이지 않는 경로를 만들어낸다. 공항과 세관은 눈에 띄지 않는 흐름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장치다. 이번 사건을 통해 자유로운 이동과 자금의 자유 사이에서 제도가 수행하는 역할을 다시금 되짚게 된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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