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솔향공원, 숲의 기억을 미디어로 새기다
- 교통/관광 / 우도헌 기자 / 2025-02-11 09:51:01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충북 보은 속리산 자락, 솔향공원 안에 자리한 소나무홍보전시관이 새 옷을 입는다. 2007년 문을 연 전시관은 오랫동안 소나무의 생태와 활용, 상징성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시설은 노후화되고, 정적인 패널 중심의 전시 방식은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보은군은 이에 따라 속리산테마파크 업사이클링·기능보강 사업의 일환으로 전시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 9억8000만 원이 투입되며, 오는 8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리나 교체에 머물지 않고 전시관을 몰입형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대대적인 변신이다.
속리산 솔향공원은 ‘소나무의 향기’를 주제로 한 생태테마공원이다. 천연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正二品松) 인근에 조성된 공원으로, 약 1만4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정자, 파고라, 산책로 등이 어우러진 휴식형 공간이다. 이곳에서 소나무 양묘장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정이품송의 후계목을 비롯한 다양한 수종이 자라고 있다.
속리산은 본래 신라시대부터 ‘속세의 예를 벗어난 산’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인간의 탐욕과 욕심을 내려놓는 신성한 산으로 여겨졌다. 그 안에서 소나무는 예로부터 청렴, 절개, 생명력의 상징으로 자리해왔다. 이처럼 속리산의 풍경을 구성하는 수많은 소나무 숲은 우리 산천의 정신적 상징이기도 하다.
보은군이 리모델링을 결단한 배경에는 분명한 문제의식이 있다. 소나무홍보전시관은 개관 당시만 해도 교육적 가치가 높았으나 최근 디지털·체험 중심 관광이 대세가 되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줄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청소년층이 머무르기엔 콘텐츠가 한정적이었다.
이에 군은 정적인 전시에서 감각적 체험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공개 제안서를 받아 청주 소재 전문업체에 시공권을 부여했다. 새 전시관은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몰입형 체험 공간으로 구성되며, 관람객이 마치 예술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듯한 감각적 전시를 구현할 예정이다. 라이브 스케치 체험과 교육형 인터랙티브 콘텐츠, 가족형 전시 구성 등이 더해져 어린이와 가족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속리산의 소나무들은 예로부터 사찰과 문화유산을 지탱하는 영적 배경으로 존재했다. 법주사 일원의 노송들은 수백 년 세월을 견디며 속리산의 풍광을 완성했고, 정이품송은 그 정점에 있다. 조선 성종 때 임금이 행차할 때 가지가 스스로 수레 길을 비켜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정이품송은 충절과 겸양의 덕목을 상징하는 나무로 존중받았다. 따라서 보은이 ‘소나무’를 주제로 전시관을 만들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은 속리산의 정체성과 역사적 기억을 현재의 언어로 잇는 문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리모델링의 핵심은 ‘전통 생태자산의 디지털 재해석’이다. 소나무라는 주제를 미디어아트로 시각화 함으로써 관람객은 나무를 구경하는 것을 넘어 숲의 생명과 리듬을 체험하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이는 지역 관광의 패러다임을 관광지에서 체험지로 옮기는 시도다. 시설 보강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정체성을 미래의 문화로 확장하는 실험이기에 다시 문을 열 날이 기다려진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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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보은군 |
보은군은 이에 따라 속리산테마파크 업사이클링·기능보강 사업의 일환으로 전시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 9억8000만 원이 투입되며, 오는 8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리나 교체에 머물지 않고 전시관을 몰입형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대대적인 변신이다.
속리산 솔향공원은 ‘소나무의 향기’를 주제로 한 생태테마공원이다. 천연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正二品松) 인근에 조성된 공원으로, 약 1만4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정자, 파고라, 산책로 등이 어우러진 휴식형 공간이다. 이곳에서 소나무 양묘장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정이품송의 후계목을 비롯한 다양한 수종이 자라고 있다.
속리산은 본래 신라시대부터 ‘속세의 예를 벗어난 산’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인간의 탐욕과 욕심을 내려놓는 신성한 산으로 여겨졌다. 그 안에서 소나무는 예로부터 청렴, 절개, 생명력의 상징으로 자리해왔다. 이처럼 속리산의 풍경을 구성하는 수많은 소나무 숲은 우리 산천의 정신적 상징이기도 하다.
보은군이 리모델링을 결단한 배경에는 분명한 문제의식이 있다. 소나무홍보전시관은 개관 당시만 해도 교육적 가치가 높았으나 최근 디지털·체험 중심 관광이 대세가 되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줄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청소년층이 머무르기엔 콘텐츠가 한정적이었다.
이에 군은 정적인 전시에서 감각적 체험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공개 제안서를 받아 청주 소재 전문업체에 시공권을 부여했다. 새 전시관은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몰입형 체험 공간으로 구성되며, 관람객이 마치 예술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듯한 감각적 전시를 구현할 예정이다. 라이브 스케치 체험과 교육형 인터랙티브 콘텐츠, 가족형 전시 구성 등이 더해져 어린이와 가족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속리산의 소나무들은 예로부터 사찰과 문화유산을 지탱하는 영적 배경으로 존재했다. 법주사 일원의 노송들은 수백 년 세월을 견디며 속리산의 풍광을 완성했고, 정이품송은 그 정점에 있다. 조선 성종 때 임금이 행차할 때 가지가 스스로 수레 길을 비켜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정이품송은 충절과 겸양의 덕목을 상징하는 나무로 존중받았다. 따라서 보은이 ‘소나무’를 주제로 전시관을 만들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은 속리산의 정체성과 역사적 기억을 현재의 언어로 잇는 문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리모델링의 핵심은 ‘전통 생태자산의 디지털 재해석’이다. 소나무라는 주제를 미디어아트로 시각화 함으로써 관람객은 나무를 구경하는 것을 넘어 숲의 생명과 리듬을 체험하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이는 지역 관광의 패러다임을 관광지에서 체험지로 옮기는 시도다. 시설 보강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정체성을 미래의 문화로 확장하는 실험이기에 다시 문을 열 날이 기다려진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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