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의 도시 익산, 반짝이는 봄을 열다
- 사회일반 / 우도헌 기자 / 2025-04-15 09:51:21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보석의 도시’라는 별칭을 가진 전북 익산은 한국 보석산업의 심장부로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다. 1970~80년대부터 익산은 귀금속 가공과 세공 기술이 집약된 국내 최대 보석산업 집적지로 성장했다. 전국 귀금속 제조업체의 상당수가 익산 왕궁면 일대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현재 1,000여 개 이상의 관련 업체가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석박물관, 보석테마관광지, 주얼팰리스 상가단지가 한곳에 모여 있는 도시도 익산뿐이다. 산업 기반과 관광 인프라가 함께 발전해 ‘보석도시’라는 정체성이 굳건히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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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익산시 |
이같은 산업적 배경에서 출발한 보석대축제는 지역 산업과 관광을 결합한 문화경제형 축제로 발전해왔다. 익산시는 2000년대 초부터 주얼팰리스를 중심으로 한 산업관광을 추진했고, 2010년대 들어 축제를 통해 대중과 접점을 넓혔다. 2015년 봄 축제에는 약 5만2000명이 방문했으며,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2025년 봄의 보석대축제는 정점을 보여줬다. 2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25 주얼팰리스 보석대축제’에는 54개 업체가 참여하고, 다이아몬드와 순금을 제외한 보석 제품이 약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며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축제의 본고장인 왕궁면 주얼팰리스와 보석테마관광지 일대는 나들이객과 관광객으로 붐볐다.
이번 축제의 특징은 ‘직접 체험하는 보석축제’였다. 오래된 반지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꾸거나 자신의 탄생석으로 만든 보석을 즉석에서 주문할 수 있는 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가 원석을 연마하고 세공하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며, 방문객이 간단한 세공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 ‘탄생석 특별전’, ‘보석산업 사진전’, ‘보석 공예작품 전시’가 동시에 진행돼 보는 즐거움을 더했으며 어린이를 위한 모래공연, 칠보공예 만들기, 공룡테마파크 연계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면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축제의 핵심 무대인 익산 보석박물관은 11만9000여 점의 보석과 광물을 소장한 국내 유일의 전문 보석박물관이다. 자수정, 루비, 사파이어 등 천연 보석은 물론 고대 유적에서 출토된 장신구와 세계 각국의 보석 공예품까지 망라해 ‘보석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주변의 보석테마관광지에는 ‘다이노키즈월드’, ‘공룡테마파크’, 야외 조형물 정원 등이 조성돼 있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먹거리 역시 빠질 수 없다. 행사장 주변에는 지역 청년상인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푸드트럭존과 특산품 판매 부스가 열려 익산 쌍릉 막걸리, 보석초콜릿, 향토 떡류 등 지역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보석대축제의 가장 큰 의의는 산업의 장을 문화의 장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보석은 세공인들의 기술력과 예술감각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축제는 익산의 보석산업이 생산 중심을 넘어 ‘체험·문화·관광’이 결합된 산업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의미가 깊다. 2025년 봄 축제는 개막 첫 주말에만 수천 명의 방문객이 몰렸고, 행사 기간 동안 예년 수준인 약 5만 명 내외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보석 매출과 관광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며 지역 상권과 숙박업계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쳤다는 평가다.
보석의 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수십 년간 기술을 갈고 닦은 장인의 손, 지역산업을 키워낸 시민의 노력 그리고 예술적 감성을 더한 축제가 함께 있었다. 사람과 빛, 시간의 이야기를 품은 축제로 반짝이고 있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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