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호수 도시’에서 ‘정원 도시’를 꿈꾸다

사회일반 / 우도헌 기자 / 2025-11-17 09: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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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강원 춘천시가 2032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를 공식화하며 도시의 미래 전략을 다시 그리고 있다. 최근 열린 ‘국제정원박람회 기본구상 용역’ 착수보고회는 도시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다시 정의하려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춘천이 내세우는 비전은 명확하다. 호수와 숲이 공존하는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생태와 문화, 관광이 어우러지는 ‘정원도시’로의 도약이다.

 

사진=춘천시

국제정원박람회는 도시 생태환경과 조경, 정원문화, 관광 전략이 결합된 국제적 행사로, 도시의 미래 모델을 정원이라는 언어로 제시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세계 각국이 도시 재생, 생태 회복, 녹지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는 자리이기 때문에 개최 도시는 박람회를 통해 도시 브랜드를 국제적으로 격상시키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한국에서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대표적 성공 사례로 기록됐다.

춘천시가 박람회 유치를 추진하는 이유는 도시 정체성의 확장에 있다. 기존 ‘호수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넘어 호수·숲·정원을 아우르는 생태문화도시로 성장하겠다는 목표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상중도 일대에서 조성 중인 춘천호수정원, 2026년 개원을 앞둔 국립정원소재센터, 시민정원사 프로그램, 정원문화 포럼과 페스타 개최 등은 이러한 도시 전략을 뒷받침하는 기반들이다. 시는 자원들을 묶어 시너지를 내고, 국제 수준의 정원도시로 브랜드화하는 전략을 2032년 국제정원박람회라는 큰 틀을 통해 완성하려 한다.

박람회 유치를 위한 춘천시의 움직임도 구체적이다. 첫 번째 단계는 국제 행사로서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기본구상 용역이다. 여기에는 유치 가능성 진단, 행사 테마 수립, 공간 구성 계획, 도시 자원의 분석 등이 포함된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국제행사 규모에 맞는 정원도시 비전을 세우고, 연말 또는 내달 발표될 용역 결과를 통해 유치 전략을 정교하게 완성할 계획이다. 동시에 시는 ‘The Lake Garden City 포럼&페스타’를 개최하며 주민과 전문가를 연결하고,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 기반을 넓히고 있다. 민·관 협력 확대와 시민 참여형 정원문화는 국제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자 향후 정원도시 정체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다.

2032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에 성공할 경우 춘천은 여러 방면에서 변화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분명한 변화는 도시 브랜드의 상승이다. ‘춘천=한국형 정원도시’라는 이미지가 확립되면서 국내외 관광객의 관심이 커질 것이다. 장기간 개최되는 국제박람회는 수백만 명 규모의 관광 수요를 창출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직접적으로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도시 녹지 인프라 확충, 생태 기반 도시 재편, 공공공간의 정원화 등은 장기적으로 도시의 환경적 품질을 높이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나아가 국립정원소재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춘천이 국가 단위의 정원 연구·산업 플랫폼으로 성장할 길도 열리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주도의 정원문화가 도시의 생활 양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원이 도시의 문화가 되고, 생태가 도시의 언어가 되며, 시민이 도시 공간의 주체가 되는 흐름은 춘천의 미래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2032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는 춘천에게 도전이자 실험이며 선언이다.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미래 도시의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의지, 도시가 나아갈 방향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려는 과정은 모두 ‘정원도시 춘천’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향해 축적되고 있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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